해병대는 한국군 단독이자 최초의 사단급 합동상륙훈련을 지난 27일 경북 포항시 인근 해상과 독석리·화진리 해안에서 시행했다.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훈련에는 상륙함 5척을 포함해 함정 10여 척, 전술기·공격 헬기 등 항공기 4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70여 대, 병력 8000여 명이 참가했다.
육·해·공군이 긴밀하게 협조해 고도의 합동성과 통합성, 동시성을 구현하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입체적인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이번 훈련은 우리 해병대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훈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우리 해군·해병대의 합동상륙훈련은 대대·연대급 훈련으로 이뤄졌다. 상륙훈련을 지원할 수 있는 해상세력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전쟁 상황에서 적에게 의미 있는 타격을 주고 목표 지역을 신속히 탈취하기 위해서는 상륙부대 규모가 최소한 사단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이제까지 훈련한 상황으로는 당장 전쟁이 터진다 해도 미군의 도움이 없으면 한국군 단독 상륙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지금껏 사단급 상륙훈련에서 미군과의 연합훈련이 불가피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병력면에서 사단급이었던 이번 훈련도 해상 세력의 부족은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없어 민간 자산인 800톤급 여객선 1척을 동원했다. 여객선을 상륙군의 수송수단으로 훈련에 참가시킴으로써 한국군의 제한된 수송수단을 보완하고 민간 자산을 전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효용성을 동시에 검증한 것이다.
한국군이 단독, 그것도 사단급으로 합동상륙훈련을 시행한 것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앞으로 우리 군이 독자적 역량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훈련이었던 만큼 김명립 합참차장(공군대장), 이상로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해 육·해·공군 주요 지휘관과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이 훈련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