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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지식

떠오르는 별, 지그비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세상. 유비쿼터스 시대가 오고있다. 언제 어디서나를 꿈꾸는 사회를 위해 이미 전파식별(RFID), 블루투스, 와이브로 등 많은 기술들이 상용화됐다. 그리고 이들 앞에 ‘지그비’가 또 다른 근거리 무선통신 세상을 열고 있다.
떠오르는 별, 지그비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ZigBee)’가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그비란 손쉽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을 위한 기술로 초소형, 저전력, 낮은가격이 강점으로 꼽힌다. 2~3년 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제품이 발표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으며 소비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하지만 지그비 기술과 관련, 기업과 연구소들이 앞다투어 기술과 제품들을 발표하면서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제품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지그비 기반 핸즈프리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기반의 다른 핸즈프리들과 마찬가지로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면서도 별도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하드웨어 구성도 간단해 제조 단가를 약 70%까지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음성과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유효거리가 100미터에 이를정도로 길다. 크기도 상당히 작으며, LCD를 통해 배터리 잔량, 휴대전화 메시지 도착 알림 등 사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지그비를 활용하는 것은 홈네트워크나 원격검침 등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IT 통합관리전문사 누리텔레콤은 자동판매기의 판매 및 재고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에서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지그비 모뎀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호텔 객실같은 곳에 자판기를 설치, 일일이 객실을 방문해 확인하지 않고도 쉽게 재고관리를 할 수 있다.
최근 KT도 자사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Nespot)’에 지그비를 도입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KT는 기존의 단순한 인터넷 접속 역할을 담당하던 네스팟 접속점(AP)에 지그비를 이용, ‘넷스팟 매니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지그비를 이용, 원거리에서도 PC나 PDA로 가정이나 사무실 등의 각종 디지털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KT는 지그비를 이용한 차량 내 무선 제어 서비스,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유비쿼터스를 향한 움직임
‘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이란 말 그대로 한 기기가 근처에 있는 다른 기기와의 통신을 위해 제공하는 기술 및 장치를 의미한다. 이들 기술은 모든 장치들이 서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향한 기초적인 기술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근거리 무선통신기술로는 RFID와 블루투스가 있다. 두 기술 모두 고주파를 이용해 근거리 통신을 한다는 점과 작은 단말기를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기기의 구성이나 활용 등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RFID란 사물에 전자인식표(태그)를 부착한 후 리더기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즉 RFID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태그와 작업을 처리하는 리더기가 필요하다. 보통 리더기는 고정형, 태그는 이동형으로 만들며 현재 물류 관리, 버스카드, 전자화폐 등에 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블루투스는 연결되는 두 장치간에 차이가 없는 수평적 연결이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이동 단말기, PC 등의 기기를 서로 연결하는데 주로 이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블루투스 기반 제품들로는 무선 마우스, 무선 키보드, 핸즈프리 등 PC나 휴대전화의 주변 기기들이며, 홈네트워크 구축에 사용되기도 한다.
블루투스를 공략하라
지그비 역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을 최종 목표로 한다. 지그비 기술의 구성은 RFID보다는 블루투스의 형태에 가까우며 활용 분야 역시 홈네트워크, 원격제어, 무선 주변장치 등 블루투스 제품들과 비슷한 라인업을 형성한다. 최근 발표한 지그비 기반 핸즈프리 역시 블루투스가 공략하고자 하는 주요 시장 중 하나다.
블루투스에 비해 지그비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국내에 시판 중인 블루투스폰은 현재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블루투스 기술이 적용된 핸즈프리는 구입율이 낮다. 비싼 제조단가 때문이다. 반면 지그비는 제조 원가가 블루투스 장비의 60~70%선에 그칠 만큼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보다 10배정도되는 유효 거리를 지원하며 전력 소모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이에따라 필립스, 모토로라, 삼성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liance)’를 결성해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그비는 불분명한 로열티 문제 등 단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회원사에 한해서 부분 로열티 삭감, 또는 무료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확실히 결정된 것이 없다. 블루투스가 기술사용료를 전혀 지불할 필요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지그비 로열티 문제는 기술 확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휴대전화용 CDMA칩 사용때문에 퀄컴에 지불한 많은 로열티, 최근 불거져 나온 RFID칩에 대한 로열티 지불 문제 등 원천기술이 부족한 국내 IT업계에 로열티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재미로 읽는 어원

지그비(Zigbee)

해당 기술 표준화를 위한 모임 태동기에 여러 가지 이름에 대한 제안이 있었는데 보통 이런 모임이 그렇듯이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있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이런 혼란함을 빗댄 지그재그(Zig Zag)와 가장 경제적으로 통신한다는 벌(Bee)의 개념을 도입하여 지그비라는 합성어를 만들었다.

블루투스(Bluetooth)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 헤럴드 블루투스(910~985)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블루투스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통일한 것처럼 각종 디지털 기기를 하나의 무선통신 규격으로 통일한다는 상징성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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